中 최고가전社 `하이얼` 陳維加
북경대표
[베이징=김은정ㆍ임진택 기자]가전업체
하이얼(Haier)은 다국적기업의 각축장이 된 내수시장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대표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독자 브랜드의 제품을 수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다국적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이얼은 지난 1984년 가전업에 진출한
이후 20년 남짓한 기간 국내 8개, 해외 13개 사업장에
3만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한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을 포함한 160여개국에 연간 13억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제 하이얼은 중국 기업체의
대표이며 세계 경제를 향한 도전의 상징 기업이
됐다.
베이징(北京) 등 중국 북부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첸웨이자(陳維加) 하이얼집단 베이징수석대표를
만나 `하이얼 신화`의 비결을 들어봤다.
-공구업체로 시작한 하이얼이 가전업체로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현재의 그룹 총재인 장루이민(張瑞敏)이
취임했던 1984년 12월, 하이얼(칭다오 냉장고 총공장)은
147만위안(1억9000만원)이라는 당시 상황에서 볼 때
엄청난 적자에 시달렸고 직원들이 공장비품과 자재를
멋대로 가져가는 사회주의 기업이었다.
장 총재는 일단 한 분야에서 실력을 쌓기로 하고 7년
동안 냉장고 한 제품만 생산해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확보된 기술력, 명성 등을
바탕으로 에어컨, 세탁기, TV 등으로 분야를
넓혀갔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가전업체가 됐다고
보면 된다. 90년대 중반부터는 글로벌 정책을 펼쳐
핸드폰 등 디지털제품까지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20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에 세계 160여개국에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생산원가, 물류비용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진정한 현지화는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인을 고용하고 현지의
원자재를 이용해서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지공장들과의 협조관계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고, 현지인력 채용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중국에 들어와 있는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에서
배운 노하우가 해외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됐다.
-하이얼 브랜드에 대한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데.
장 총재가 처음부터 강조한 것은
브랜드의 국제화였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많은
제품들은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펼쳤고, 특히 품질
제고와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이에 힘입어 국내 소비자들이 먼저 하이얼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시아부터
공략했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 시장까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베이징
브랜드자산평가공사`가 발표한 하이얼의 브랜드
가치는 약 530억위안(6조9000억원)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제 하이얼의 문화는 중국의 민족문화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의 기술, 일본의
외관, 미국의 규모 등 각 선진기업들이 잘하는
부분만 채택해 수용ㆍ발전시켜 중국의 것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하이얼은 `제2의 창업`을 맞고 있다.
품질과 기술을 바탕으로 진정한 브랜드의 국제화를
이루고, 일류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백색가전뿐만 아니라 휴대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ejkim@heraldm.com)
